역과 역 사이의 도쿄

도쿄도청 앞에서 시작한 코스는 도심을 지나 가미나리몬이 있는 아사쿠사와 료고쿠, 몬젠나카초를 연결하고, 긴자와 히비야를 거쳐 도쿄역·교코도리로 향한다. 코스에 적힌 지명만 읽어도 도시의 크기가 새삼 드러난다. 한 장소를 골라 오래 머무는 여행과 달리, 이 날에는 익숙해질 즈음 다음 동네로 넘어간다.

결승선이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행의 모양을 바꾼다. 아침에는 신주쿠로 들어가고, 오후에는 도쿄역 주변에서 숙소로 돌아갈 길을 찾는다. 완주 후의 다리가 감당할 이동까지가 그날의 코스다.

가까운 도시, 긴 신청 과정

한국 러너에게 도쿄는 비교적 익숙한 해외 목적지다. 하지만 익숙한 여행지라는 감각만으로 출전 계획까지 쉽게 잡히지는 않는다. 일반 추첨, 자선 참가, 별도 자격을 갖춘 선수의 신청 등 입구가 나뉘고, 경로마다 접수와 선발 방식이 다르다. 신청서를 냈다는 사실과 배번호를 확보했다는 사실 사이에는 기다림이 있다.

자선 참가에는 단체별 선발 기준과 별도의 참가 신청 절차가 있다. 여행 상품을 고른다면 숙소가 포함됐는지에 앞서 공식 참가권이 포함된 상품인지 살핀다.

여행 가방에 더해지는 것들

대회가 가까워지면 도쿄 여행의 할 일 목록은 조금 단정해진다. 가보고 싶은 가게 옆에 배번호 수령 시간과 출발 구역 입장 시간을 적는다. 엑스포와 레이스가 여행의 앞뒤를 정한다.

최근의 도쿄 마라톤은 3월 초에 열린다. 한국에서 준비한다면 긴 훈련 기간에 겨울이 들어온다. 추운 날의 장거리주와 여행 직전의 짐 정리가 하나의 시즌에 놓이는 셈이다. 가까운 도시를 향한 짧은 비행 앞에 긴 겨울 훈련이 놓인다.